배틀의 피로감으로 지쳐쓰러져 잠든 후, 남자가 잠에서 깬 것은 오후 2시가 넘어서였다. DAEGU와의 배틀이 아닌, JEJU와의 배틀이 기다리고 있는 밸런타인 데이의 해는 이미 하늘 높이 떠있었다. 여자친구도 없고, 최근에는 만나는 사람도 없는 30대 무직 남자. 이것이 남자의 최근 프로필이었다. 그래도 준수한 외모를 자랑하는 남자이기에 지인들이 가끔 소개팅을 시켜주려고 하지만, 그것은 지인들이 남자의 상황을 모르기 때문이었다. 남자의 머릿속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말은 '유전무죄 무전유죄'였다. 백수인 그에게 소개팅은 사치 그 이상일 뿐이었다. 요즘은 민희를 먹여살리는 것도 힘들어, 남자는 고급 사료는 고사하고 일반 고양이 사료도 살 수 없는 상황이었다. 다른 고양이처럼 사료나 간식거리를 요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