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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같은 이야기/트위터 소설(140자 손바닥 소설)

손바닥 소설 2010.05.15~2010.05.20

손바닥 소설 2010.05.15~2010.05.20

2010.05.15
(K001) "아아아, 보답하리. 스승의 은혜." I는 노래를 끝내고 준비해 온 카네이션을 꺼냈다. "고맙습니다." 인사를 끝내고 눈을 감는 I의 앞에는 가슴에 카네이션을 단 에니악이 서있었다.

2010.05.15
(K002) 그놈이 어찌나 세게 때리는지, 내 왼뺨이 얼얼했다. 그놈은 내 표정이 우스운지 또 다시 손을 휘둘렀다. 빨간 피가 흘러내렸다. "두고 보자. 네 오른뺨에 파란 멍이 들도록 두들겨 팰테다." 그날이 다가오고 있다. 6월 2일 수요일.

2010.05.16
(K003)"좀비다. 도망쳐." M은 도망쳤지만 난 그럴 수 없었다. 사랑하는 그녀가 좀비가 되어 내 앞에 있었다. "강에서, 굉장에서 우리 즐거웠던 시간을 떠올려봐." "..." 그녀는 나 역시 좀비로 만들었다. 내 손의 촛불에 불이 켜졌다.

2010.05.17
(K004) 식인종 부락의 아들이 물었다. "엄마,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고기를 먹고 싶어요." 엄마가 대답했다. "네 혀를 깨물어보렴." 아들은 혀를 깨물었다. "맛없어." "언젠간 그 맛을 알게 될꺼야." 몇 년 후 그곳은 벙어리 부락이 되었다.

2010.05.17
(K005)오른손은 항상 왼손에게 불만이었다.왼손이 뭔가를 몰래 하면서도 오른손에게는 비밀로 했기 때문이다. 화난 오른손은 왼손의 뺨을 때렸다. 박수의 시작. 자신감에 찬 오른손은 세상을 자신위주로 만들었다. 결국 이런 말이 생겼다."왼손은 거들뿐"

2010.05.18
(K005)인류보호법이 시행되었다. 저출산으로 인한 인류 멸종을 막기 위해 황사낀 날 외출금지, 비오는 날 우산쓰기 등이 강제로 실행되었다. 이를 어긴 자는 잡혀가서 고문당했다. 황사가 자주 찾아오고, 비가 빈번히 내렸다. 그리고 인류는 멸종했다.

2010.05.19
(K006) 문을 열자 날 반기는 강아지의 꼬리가 좌우로 흔들린다. 나는 강아지의 밥을 준다. 때마침 12시를 가리키는 괘종시계의 시계추가 좌우로 움직인다. 나는 시계 밥을 준다. 좌파와 우파의 대립은 세상을 흔든다. 나는 눈칫밥을 먹는다.

2010.05.20
(K007) 아침부터 무릎이 좋지않아 병원을 찾았다. "여기가 계속 삐걱거려요." 의사는 관절염이라는 진단을 했다. "언제부터 우리 로봇이 관절염에 걸렸죠?" "인간이 되고자하는 꿈을 가진 이후부터죠. 인간이 남아있더라면 관절염 약이라도 구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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