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잠을 설쳐서였을까, 아니면 혼자 사는 도시 남자의 멋을 지키고 싶어서였을까. 음력 새해 첫날의 해가 하늘 꼭대기에 치솟을 때까지 남자는 12월 30일의 꿈나라에 남아 있었다. "띵동동 띵동동." "......" "띵동동 띵동동." "......" 초인종 소리가 울렸지만, 남자에게는 백색 소음과도 같은 것에 불과해보였다. '쿵쾅쿵쾅'하는 문 두드리는 소리와 함께 문 밖의 정체 모를 남자는 문 안의 남자의 이름을 불러댔다. 그제서야 문 안의 남자는 12월 30일을 벗어나 1월 1일을 맞이했다. 문을 열자, 상자를 손에 든 배달의 기수가 보였다. 오늘은 공휴일이 아닌가? 배달의 기수에게 휴일이란 것, 차례와 세배를 위한 시간은 없나보다. 문 밖의 남자가 상자와 문 안의 남자의 이름을 등가교환한 후 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