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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움직이는 활자/굿북 코너

[굿북 도서] 바다로 간 고래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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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간 고래바위
저자 : 이순원
정가 : 10,700원
쪽수 : 190
출간일 : 2008년10월10일
ISBN : 978-89-960842-9-7
 
이 책 속에는 억겁의 세월이 담겨 있으면서 동시에 동심으로만 이해할 수 있는 삶의 지혜와 가르침 그리고 깊은 감동이 있다. 억겁의 세월을 끌어와서 100년도 채 살지 못하는 삶을 녹여낸 작가의 힘과 그것을 그림으로 우리 앞에 보여준 일러스트레이터의 능력이 어우러져 만들어낸 이 책은 우리에게 쉼과 깨달음을 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이순원 작가의 말
 
 
어릴 때 바다가 보이는 마을 큰산에 고래를 닮은 커다란 바위가 있었습니다. 우리는 그것을 ‘고래바우’라고 불렀고, 큰산의 이름도 ‘고래바우’가 있는 산이라는 뜻으로 ‘고라우’라고 불렀습니다.
같은 마을이어도 다른 마을처럼 먼, 큰 산에 있는 바위여서 열 살쯤 되어서야 처음 그 바위를 보았습니다. 학교를 마치고 가재를 잡으러 갔다가 친구들과 함께 고래바위 등을 타고 앉아 그대로 바다로 가는 꿈을 꾸었습니다. 우리가 등에 올라앉았을 때 바위는 살아있는 고래처럼 바다를 향해 몸을 움직이고 꼬리를 움직였습니다.
그리고 까마득히 잊고 있다가 어른이 되어 다시 고래바위를 찾아가 보게 되었습니다. 바위는 여전히 그 자리에 누워 멀리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산 위에 있는 고래 한 마리가 바다로 가자면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까요? 어릴 때는 그것만 중요하게 생각했는데, 어른이 되어 가만히 생각하니 시간의 문제만이 아닌 것 같았습니다.
산위에는 고래바위처럼 큰 돌이 많고, 계곡 입구엔 큰 돌이 부서져 내린 각진 돌이 많았습니다. 계곡에서 흐르는 물을 따라 내려오며 돌들은 큰 돌에서 보다 작은 바윗돌, 징검다릿돌, 빨랫돌, 담을 쌓는데 쓰는 호박돌, 주먹돌, 그보다 작은 조약돌, 공깃돌, 다시 그것이 닳고 부서진 왕모래와 작은 모래가 되었다가 마침내 모든 것을 다 버린 티끌 같은 명개흙이 되어서야 비로소 자신의 온몸으로 바다를 끌어안을 수 있습니다.
그것은 산 위의 고래바위가 자기를 닮은 바다의 고래를 만나러 오는 길이기도 하지만, 어쩌면 우리가 한 세상을 사는 일도 이렇지 않나 싶습니다. 처음 가졌던 마음 안의 욕심들을 살아오는 길섶에 하나하나 버리고 비워가며 마침내 더 큰 세상을 만나고, 더 큰 자기를 완성해 가는 것은 아닐까요?
여기 내 고향 큰 산 꼭대기에 바다를 향해 누워 있는 대왕고래 한 마리를 내 마음 안의 강물을 통해 여러분 마음 안의 강물로 띄워 보냅니다. 부디 이 고래가 길고 긴 여정 끝에 여러분의 바다에 무사히, 그리고 기쁘게 닿기를 바랍니다.
 
2008년 가을 이순원
저자소개
 
이순원
 
국책금융기관의 직원이었던 그는 1988년 ‘낮달’로 ‘문학사상신인상’을 수상하면서 작가로 주목 받기 시작했다. 그 후로 그는 ‘수색, 어머니 가슴 속으로 흐르는 무늬’로 동인문학상을 ‘은비령’으로 현대문학상을 ‘아비의 잠’으로 이효석문학상을 ‘그대 정동진에 가면’으로 한무숙 문학상을 ‘얘들아 단오가자’로 허균문학상을 ‘푸른 모래의 시간’으로 남촌문학상을 수상했다. 단편집으로는 ‘그 여름의 꽃게’ ‘얼굴’ ‘말을 찾아서’ ‘그가 걸음을 멈추었을 때’ 등이 있다. 장편소설로는 ‘압구정동엔 비상구가 없다.’ ‘수색, 그 물빛 무늬’ ‘아들과 함께 걷는 길’ ‘순수’ ‘첫사랑’ ‘19세’ ‘나무’ 등이 있다.
 
 
홍원표
 
단국대학교와 홍익대학교 대학원 동양화과를 졸업했다.
그림으로 세상과 소통하고 싶어하는 그는
현대카드 CF"행동패턴편"일러스트,
단행본 <모리>, <양말줍는소년>, <격려속에 자란 아이가 자신감을 배운다>,
<영어로 쇼를하라> 일러스트
삼성카드,대한생명,법무부,가스기술공사,KT 사보 일러스트 등
단행본, 광고, 그림책등 다양하게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