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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움직이는 활자/굿북 코너

[굿북 도서] 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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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이
저자 : 배상열
정가 : 9,800원
쪽수 : 293
출간일 : 2008 년 9월 30일
ISBN : 978-89-960842-8-0

디지털작가 대상 심사평

 

“동이”는 신석기시대를 무대로 동이족이 한반도에 들어오기 이전의 상황을 한 편의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통해 한민족의 기원을 밝혀보려는 야심찬 기획 아래 쓰여진 작품이다. 특히나 이 소설은 풍부한 작가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선사시대 생활상을 매우 꼼꼼하고도 흥미 있게 묘사해나갔다. 한번 읽기 시작하면 끝가지 손을 놓을 수 없게끔 박진감 있게 이야기를 끌고 가는 작가의 솜씨 또한 이미 이 방면의 프로작가 다운 솜씨다.

소설 속에 전개되는 이야기들이 흥미롭고, 그런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인물들의 개별적인 성격도 아주 잘 그려져 있다. 소설의 전체적인 구성도 복선을 깔아놓아 독자들이 작품에 몰입하게 만든다. 우리가 알 수 없는 선사시대의 이야기지만 이야기가 흡인력이 있게 잘 짜여 있어 인물간, 사건간의 연결고리가 조금도 무리가 없다.

이제까지 한국 소설에서 신석기시대 혹은 원시 모계사회를 주 무대로 쓰여 진 작품이 거의 없었는데, 이 소설 “동이”가 미답의 영역을 탐사하는 선구적 역할을 훌륭하게 해낼 수 있으리라는 기대 속에 이 작품을 제2회 디지털 작가상 대상 작품으로 뽑았다.

 

책 소개

 

재야 역사학자이자 소설가인 배상열은 시원을 거슬러 올라가 선사시대를 복원하였다. 특히 활의 발명으로 풍요와 번영을 누리며 부족간의 통합을 이루는 과정을 기상천외한 상상력으로 그려냈다. 특히 소설 동이 속에서 활의 발명은 감동을 넘어 가히 혁명적이다. 뿐만 아니라 역대 올림픽과 세계 대회에서 양궁을 석권해 온 민족적 유전자를 밝혀주기도 한다.

 

줄거리

 

한국 소설에서는 드물게 신석기시대를 무대로 쓴 작품이다. 바이칼호를 떠난 우리조상은 4개의 부족으로 나뉘어 인접한 대륙에 머물면서 생존경쟁을 하게 된다. 그들에게 강과 평원 그리고 산은 의식주를 해결하는 절대적인 공간이자 치열한 생존경쟁의 무대이다. 강한 자는 더 많이 차지하고 번성하지만 약한 자는 굶주리고 빼앗길 수밖에 없는 약육강식이 그들 세계의 법칙이다.

 

일족을 통일할 ‘빠른 손’은 4개의 부족 가운데서도 가장 약소한 부족인 불곰 일족의 일원으로 태어난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용맹스럽고 지혜로웠지만 포악하고 잔인하기가 이를 데 없는 ‘큰 어금니’의 힘 앞에 언제나 굴복할 수밖에 없다. 큰 어금니는 틈만 나면 ‘빠른 손’을 죽이려고 한다. 아무리 지혜로운 ‘빠른 손’이라 해도 큰 어금니의 힘과 포악함을 벗어나기는 힘들다. 빠른 손은 몇 번의 죽을 고비를 넘긴 뒤에 불구가 되어 일하는 자들의 동굴로 쫓겨 간다.

 

그는 그곳에서 활이라는 새로운 무기를 만들게 된다. 일족의 큰 어머니는 이미 불구가 된 빠른 손이 큰 어금니에게 도전하는 것을 허락하지만 일족의 구성원들은 모두 빠른 손이 미쳤다고 생각한다.

 

일족들은 작지만 용감하고 지혜로웠던 하지만 지금은 불구가 된 빠른 손과 일족 중에서 가장 젊고 가장 장대하면 가장 힘이 센 큰 어금니와의 한 판 싸움을 지켜보기 위해 두 사람을 중심으로 둥글게 에워싼다. 큰 어금니가 어이없다는 듯 비웃으면서 빠른 손을 쳐 죽일 듯 달려들 때. 빠른 손은 손에 들고 있던 활시위에 활을 매겨 큰 어금니를 향해 쏜다.

 

화살 하나가 큰 어금니의 배에 가서 박히면서 그가 무릎을 꿇는다. 큰 어금니가 배 깊숙이 박힌 화살을 부러트리고 다시 일어날 때 또 한 발의 화살이 날아가 그의 허벅지에 박힌다. 결국 큰 어금니가 거목처럼 쓰러지고 빠른 손은 그가 들고 있던 몽둥이를 빼앗아 머리가 으스러지도록 깨부순다. 일족은 빠른 손이 발명한 활과 화살의 위력에 그저 놀랄 뿐이다.

 

빠른 손은 자신이 발명한 활과 화살로 일족을 제압하지만 거기에 만족하지 않고 일족의 청년들을 모아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전투 훈련을 시켜 사냥감을 포획하여 일족을 배불리 먹이고 나아가 인접의 일족을 제압하여 통일하려는 포부를 품게 된다. 그리고 모든 것을 아는 딸의 신탁을 받들어 흩어진 일족을 모아 풍요와 번영의 땅으로 이주시키려는 야심찬 계획을 세운다.

 

저자 서문

 

소설 ‘동이’는 우리의 직접 조상인 동이족이 한반도에 들어오기까지의 여정을 담아낸 것이다. 작품에 등장하는 동이족의 무대는 신석기시대의 두만강 북쪽 만주 지역이다.

당시의 기후와 생활은 지금 우리가 추측하는 것과는 많이 달랐다. 온화한 기후에 살던 그때의 사람들은 영화에서 보는 것처럼 털가죽으로 몸을 감싸지도 않았고 의미를 알 수 없는 단음(短音)으로 의사를 소통하지도 않았다. 그때 이미 식물에서 뽑아낸 섬유를 정교하게 짜내 만든 옷을 입었으며 바구니를 비롯한 각종 생활 공예품을 만들어 사용했다.

다른 지역의 일족들과 전혀 다를 것이 없었던 동이족을 결정적으로 변화시킨 것

은 활이었다. 어느 날 느닷없이 나타난 활은 모양부터가 전혀 달랐다. 동력을 발생

시키는 활과 그것의 힘을 받아 쏘아지는 화살로 나뉜 생소한 무기는 예전에 없던 강력한 위력을 발휘했다. 네 발로 빠르게 달려 순식간에 멀어지는 짐승들을 쏘아 맞출 수 있는 무기는 오직 활이 유일했다.

두 발의 느린 인간이 네발로 달리는 짐승의 빠른 속도를 제압할 수 있게 된 것이었다. 불이 인간과 짐승을 구분하는 발견이었다면 활은 야생과 역사를 구획하는 결정적 도구로 기능했다. 활을 가지게 된 다음에야 비로소 진정한 동이의 역사가 발원하게 되었다.

활은 사냥에 소용되는 무기로만 기능하지 않았다. 약한 자의 손에 잡힌 활이 강

한 자의 창과 도끼를 이길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되면서 그때까지 유지되던 사회의

골조가 기초부터 흔들렸다. 강한 자가 약한 자를 이기는 절대불변의 야생의 법칙이

활에 의해 깨지게 된 것이었다. 활을 가지게 된 동이족의 갈등이 필연적인 전쟁을

부르고 통일된 그들이 영원히 살 곳으로 떠나게 되는 비사(秘史)를 발굴하여 소설

‘동이’에 담아내었다

 

 

후기

 

비록 타의에 의해 불리어진다고 해도 동이만큼 우리를 잘 표현한 것은 없다. 활이 없는 동이족을 상상할 수 있겠는가, 활은 겨레의 정신과 유전자를 구성하는 주요한 성분이며 그 자체로 동이족을 상징한다. 우리의 활은 무기에 지나지 않는 다른 종족의 그것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동이족에게 활은 하드웨어를 가동시키는 운영체제 이상의 의미가 있다. 활을 손에 넣고 ‘밝은 땅’에 들어온 다음에야 비로소 동이족의 역사가 발원하는 것이다.

작품에 묘사된 밝은 땅은‘배달’과 같은 뜻이며 모태(母胎)인 한반도의 다른 이름이다. 머나먼 북쪽에서 내려온 동이족이 활을 가진 다음 성스러운 백두산의 품에 둥지를 틀게 되기까지의 과정을 그린 ‘동이’는 거대한 흐름의 프롤로그에 지나지 않는다. 동이족과 청동기 문명을 상징하는 환웅(桓雄)이 결합하여 역사의 전면에 등장할 준비를 갖추는 것이 다음이다. 그 이후 국가의 형태로 발전한 다음 중원(中原)이라고 칭하는 대륙의 중심에 진출하여 당당하게 군림하기까지가 현재의 타깃이다. 동이족의 후손으로서 반드시 이행해야 할 의무라고 믿는다.

 

배상열

 

1963년 경북 달성에서 출생하였다. 1988년 한국일보에 입사한 후 뜻한 바 있어 역사에 입문하여 2003년 대하역사소설(풍운)[전7권]을 발표하였다.

2005년에는 (이순신 최후의 결전)[전3권]을 발표해서 다시 한 번 그의 역사적 통찰력을 보여주었다.

2007년에는 기상천외한 상상력으로 장편소설 (동이)를 써서 제 2 회 디지털작가 대상과 문화부 장관상을 수상하였다. 당해 그는 역사 인문서 (난중일기 외전)을 발표하여 학계와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2008년에는 역사 인문서(조선비화), (왕자의 눈물), 소설(숭례문) 등을 발표하였다.

 

이정표

 

심사평 / 서문 / 불곰 일족 / 사냥과 싸움 / 늑대와의 만남 / 일하는 자들의 동굴로 / 활의 발명 / 모든 것을 아는 딸 / 전쟁 / 화합 / 새나간 비밀 / 늑대, 돌아오다 / 사리진 태양 / 전쟁의 끝 / 친구의 죽음 / 밝은 땅을 향하여 / 에필로그 / 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