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상에 모두 16명의 작가가 모였다. 이름하여 인터넷 소설 월드컵! 지난 6개월간의 예선전을 거쳐 본선에 오른 16명의 대결이 시작되었다. 16강전의 시작!
인터넷 소설 월드컵의 16강전은 대진표 추첨으로 시작되었다. 추첨은 문화관광부 장관이 직접 나와서 하게 되어 있었다. 그리고 이 행사의 모든 진행 상황은 온라인으로 중계가 되었다. 상자 속에 담긴 16개의 번호가 각각 새겨진 구슬이 그의 손에 쥐어져 나올 때 마다 작가들과 독자들의 희비가 교차되었다. 강력한 우승 후보를 16강전의 대진 상대로 만난 작가는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고, 비교적 쉬워 보이는 상대를 만난 작가의 얼굴에 미소가 약간 비치었다. 이것은 물론 각각의 작가의 컴퓨터에 달린 화상 캠을 통해 중계되는 모습이었다.
대진표 작성이 끝난 후 곧바로 16강전이 시작되었다. 16강전의 진행 방식은 간단했다. 행사 진행 측에서 제시한 16강전의 주제나 제시어에 관련된 글을 써서 웹 페이지에 올리는 것이었다. 작가에게 주어진 시간은 2시간이었다.
[첫사랑]
16강전의 주제가 발표되었다. 쉬운 듯하면서도 어려운 주제인 '첫사랑'이였다. 작가들은 작품을 쓰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16명의 작가의 얼굴을 비추던 중계방송이 꺼졌다. 작가들이 글을 쓰는 2시간 동안은 중계가 되지 않는다는 행사 진행 원칙에 의해서였다. 하지만 작가들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독자들은 웹상에서 의견을 나눌 수 있었다. 독자들은 서로 자신이 지지하는 작가를 응원하는 글을 쓰기도 하고 조심스레 이번 대회에서 우승할 작가를 점쳐 보기도 했다.
어느덧 2시간이 지나고 16명의 작가들이 자신의 개성이 담긴 글을 각각 하나씩 올렸다. 이윽고 각각의 글의 조회 수가 하나씩 올라갔다. 그리고 작가마다 하나씩 부여된 감상 게시판에 글이 폭주하기 시작했다. 독자들의 즉각적인 반응이 나타난 것이다. 작가들의 표정을 비추는 화상 캠의 화면이 다시 중계되기 시작했다. 어떤 작가는 독자들의 반응 하나 하나에 코멘트를 달아주기도 했다.
이번 대회의 심사 방법은 간단하면서도 복잡했다. 우선 작가들의 글이 올라온 후 단 2시간 동안 그들의 글이 웹상에 공개된다. 그동안 독자들은 각각의 글을 읽고 반응을 보이며 평점을 매긴다. 여기서 매겨진 점수가 총 점수 중 30%를 이루게 된다. 그리고 대학교수와 소설가 등으로 이뤄진 심사 위원단의 심사가 30%를 이루게 되어 있었다. 그들은 독자들이 작가들의 글을 읽는 시간과 마찬가지로 2시간동안의 심사를 하게 되어 있었다. 그리고 나머지 40%는 인터넷 소설 작가들이 심사하게 되어 있었다. 16명의 16강 전 진출자는 물론이고 그동안 예심에서 선전하였던 모든 작가들이 심사에 참여할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첫사랑에 관련된 16강전의 글이 공개된 지 2시간이 지났을 때 심사가 마감되었다. 그리고 30분의 휴식이 있은 후 심사 결과가 발표되었다. 이렇게 하여 8강 진출자가 선출되었다. 8명 중 돋보이는 글은 로맨스로 다가선 대부분의 글과는 다르게 첫사랑이라는 소재를 공포 장르로 쓴 글이었다. 대부분의 글은 가슴 속에 묻어둔 첫사랑의 추억을 새록새록 떠올릴만한 글이었다. 8강전에 진출한 작가들은 서로 축하하였다. 그리고 아쉽게 탈락한 다른 작가들을 격려하는 말도 잊지 않았다. 8강전은 하루의 휴식을 취한 후 2월 3일에 치러지기로 발표되었다. 그 기간동안 작가들은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며 글을 구상할 수 있을 것이고, 독자들은 심사 후 재공개된 16강전의 모든 글을 다시 읽어 볼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2006년 2월 3일]
8강전의 날이 밝았다. 지난 16강전이 끝난 후 웹상은 온통 처음으로 개최된 인터넷 소설 월드컵에 관련된 기사와 글로 넘쳐났다. 과거나 백일장 같은 것이 인터넷에서 실시간으로 치러진다는 색다른 특징은 독자들과 네티즌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독자들은 물론이고, 작가들도 만족해하는 듯해보였다.
8강전부터는 16강 전 때 결정된 대진표를 그대로 따라 올라가게 되어 있었다. 자신과 8강전에서 맞붙을 상대 작가를 미리 파악하여, 상대의 글을 뛰어 넘는 글을 쓸 수 있는 시간까지 주어진 상태였기에 오늘 8강전은 기대가 컸다.
8강전부터는 16강전보다 글에 대한 제한이 조금씩 많아진다. 2시간 동안 주어진 제시어에 관련된 글을 썼던 16강전의 규칙에 분량 제한이라는 규칙이 하나 더 붙었다. 그리고 시간도 1시간 30분으로 줄어들었다.
[8강전 제시어 : 전쟁, 분량 : A4 용지 5~8장, 제한 시간 1시간 30분]
8강전의 제시어가 중계 화면을 가득 채우면서 8강전이 시작되었다. 작가들의 얼굴은 16강 전 때와 마찬가지로 화면상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독자들의 열띤 토론이 다시 시작되었다. 독자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16강 전 때 자신이 지지하던 작가를 누르고 8강전으로 올라간 작가를 응원하는 글이 있는 반면, 그 작가를 폄하하는 글도 간혹 올라왔다. 하지만, 대부분의 글은 자신이 응원하는 작가를 지지하는 글이었다. 그리고 8강전부터는 작가가 글을 쓰는 조건과 똑같은 조건으로 독자들에게 임시 공모전의 장을 열었다. 8강전에 진출한 작가와 같은 제시어, 분량, 제한 시간으로 글을 써서 올리는 것이었다. 여기서 호평을 받은 작품을 쓴 독자에게는 인터넷 소설 작가 데뷔의 길을 마련해 주겠다는 배려가 따르게 되었다. 이러한 번외 행사는 인터넷 소설 월드컵의 인기를 더욱 더 불러 일으켰다.
주어진 1시간 30분이 지난 후 8개의 카메라가 각각 켜지며 작가들의 얼굴을 비추었다. 지난번보다 어려워진 조건에 당황한 듯한 작가의 모습도 보였고, 8강전이 끝났다는 마음에 편해 보이는 표정의 작가도 보였다.
전쟁이라는 제시어를 발전시켜 과거의 전쟁을 실감나게 묘사한 글이 8개의 글 중 세 편이나 있었다. 그리고 한 편은 '한국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다면……?'이라는 제목으로 한국의 발전된 모습을 나타내었다. '입시 전쟁'이라는 글도 있었고, '음식 전쟁'이라는 제목으로 미래의 식량난을 묘사한 작품도 있었다. '인터넷 전쟁'이라는 제목과 함께 웹을 통해 치러진 제3차 세계 대전을 그린 글도 있었다. 나머지 한 작품은 8강 포기 선언과 함께 등록되지 않았다. 세계 최초의 웹으로 치러지는 인터넷 소설 월드컵에서 포기 선언이 나온 것이었다. 그리고 상대방 작가는 초유의 부전승으로 4강전에 진출할 상황이 된 것이었다. 심사 위원들은 즉각 심사와 함께 회의에 들어갔다. 그리고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2시간 동안 공개되는 8강 전 작품을 토대로 한 독자, 심사위원, 인터넷 소설 작가들의 심사가 시작되었다.
2시간이 지난 후, 부전승에 대한 공식 입장이 발표되었다. 부전승은 인정할 수 없으며 해당 작가의 글이 심사 기준을 넘어서면 4강으로 진출한다는 것이었다. 이 결정은 심사위원들의 생각은 물론이고, 독자와 작가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한 것이라는 설명과 인터넷 소설의 발전을 위한다는 설명이 뒤따랐다. 그리고 4강 전 진출 작가가 발표되었다. '인터넷 전쟁'이라는 글이 현재의 시대를 잘 나타내었다는 평과 함께 4강에 먼저 진출하였다. 그리고 '입시 전쟁'이 제시어를 2차 해석하여 잘 표현하였다는 평과 함께 4강에 발을 내딛게 되었다. 그리고 문제의 부전승 조건을 얻은 작가는 전쟁의 비극성과 잔혹성을 A4 용지 단 6장에 불과한 분량에 잘 묘사하였다는 평과 함께 부전승이 아닌 실력으로 4강에 진출하였다. 이것이 4강전에 진출한 작가 명단의 전부였다. 단 3명이 전부였던 것이다. 나머지 작가 중에서 4강전에 진출할 만한 글이 없다는 설명과 함께, 이것은 부전승이 허락되지 않는 경우와 마찬 가지로, 실력이 없으면 상위의 토너먼트로 진출할 수 없다는 주최 측의 의도였다. 4강전은 이틀의 휴식을 취한 후 치러지기로 발표가 나며 인터넷 소설 월드컵의 8강전은 끝이 났다.
[2006년 2월 4일]
인터넷 소설 월드컵의 웹 페이지가 떠들썩했다. 4강에서 단 3명의 작가가 실력을 겨루게 된 것이 큰 화제였다. 그에 대한 대안으로 어느 네티즌이 내놓은 것이 토론의 대상이었다. 어제 치러진 8강전의 번외 행사에서 우승한 독자를 4강전에 진출시키자는 것이었다. 한 네티즌의 의견이 커다란 파도를 몰고 왔다. 단 한 편의 글로 인터넷 소설 월드컵의 4강전까지 진출시키는 것은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그랬다. 4강에 진출한 작가들은 지난 6개월간의 예선을 거쳤고, 16강과 8강을 헤쳐 왔다. 이에 대한 반대 의견도 드세었다. 인터넷 소설 발전을 운운하면서 실력 있는 작가를 4강전의 공석에 참여시키지 않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것이었다. 양쪽의 의견이 팽팽히 대립되자 주최 측에서 긴급회의를 소집하였다. 그리고 인터넷 소설 월드컵에 참가했던 작가들의 의향을 물었다. 그리고 어려운 결정이 내려졌다. 번외 경기에서 우승한 작가에게 4강전의 참가 자격을 부여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4강전을 하루 연기 한다는 것이었다. 번외 경기 우승 작가에게 준비할 시간을 주기 위해서라는 부연 설명이 뒤따랐다. 이에 반대하는 의견도 여전했지만 더욱 흥미진진해진 4강전에 대한 기대는 반대 의견을 누그러뜨리기에 충분했다.
[2006년 2월 7일]
세간의 이목을 집중 시켜왔던 인터넷 소설 월드컵의 4강전이 시작되었다. 8강전에서 올라온 3명의 작가와 번외 경기에서 우승한 작가 1명이 자웅을 겨룰 날이 다가온 것이었다. 이 행사는 해외토픽을 통해 해외 유명 언론에도 알려진 후라 오늘 경기는 인터넷을 통해 해외 유명 사이트에 동시통역되어 중계되고 있었다. 오늘의 4강전은 지난 8강전에 또 하나의 제한 조건이 붙게 되어 있었다. 그것은 장르의 제한이었다. 장르의 제한은 어떤 장르의 글도 소화해 낼 수 있는 작가를 뽑아내기 위한 조치였다. 오늘 4강전의 장르는 공정을 기하기 위해 당일 추첨으로 발표되게 되어 있었다. 먼저 제시어와 글의 분량, 제한 시간이 발표되었다.
[4강 전 제시어 : 없음 , 분량 : A4 용지 9~12장, 제한 시간 2시간]
분량이 늘어난 만큼 제한 시간이 8강전보다 30분 늘어났다는 설명만 있을 뿐 기타의 부가적인 설명은 없었다. 작가들은 물론이고, 독자들은 놀라는 눈치였다. 제시어가 없다니…….
그리고 곧이어 장르의 추첨이 이루어졌다. 상자에서 뽑혀진 구슬에 쓰인 장르는 '판타지'였다.
장르 발표가 끝나고 4명의 작가들의 얼굴이 화면에서 사라지면서 4강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오늘은 번외 경기가 없었다. 하지만 독자들은 웹상에 모여 끝말잇기 등의 놀이를 하며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채팅 방에 모여 잡담을 나누기도 하였다. 지난 예선전의 글과, 16강, 8강전의 글의 모두 공개된 게시판에서 글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는 독자도 많았다. 그리고 번외 경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4강전의 작가들처럼 글을 써서 게시판에 올리는 네티즌도 간혹 있었다.
2시간이 지난 후, 4편의 4강 전 작품이 공개되었다. 제시어가 없기에 자유 주제로 쓴 작가가 2명이었고, '없음'을 제시어로 해석하여 '없음'을 소재로 하여 쓴 작가가 2명이었다. 자유 주제로 쓴 글도 훌륭했고, 없음을 소재로 한 글도 뛰어났다. 이번 4강전은 이전까지와는 다르게 작품의 심사 시간이 3시간이었다. 쉬우면서도 어려운 제시어였기 때문이기도 하고, 늘어난 분량 때문이기도 했다. 심사위원들과 작가들의 얼굴이 간혹 화면에 비쳤다. 그들은 매우 만족해하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독자들의 반응도 좋았다. 4편 모두가 훌륭한 글이라서 어느 한 글을 뽑기 힘들다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인터넷 소설 월드컵의 결승전은 단 2명의 작가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결과가 발표되었다. '없음'을 주제로 모든 인간이 어느 날 사라진 내용의 글이 자유 주제로 미래의 사회상을 그린 판타지 글을 누르고 결승에 진출하였다. 그리고 자신의 8강전 글인 '인터넷 전쟁'을 발전시켜 '인터넷 전쟁이 끝난 후'라는 제목으로 올린 글이 모든 존재를 부정한 '있는 것은 없다.'라는 글을 물리치고 결승에 올랐다.
[2006년 2월 10일]
인터넷 소설 월드컵 결승전의 막이 올랐다. 결승전에 임하기에 앞서 결승전에 올라온 작가의 소개가 있었다. 예선 전 때 16위의 성적으로 16강전에 진출하여 수많은 작가들을 물리치고 '인터넷 전쟁', '인터넷 전쟁이 끝난 후' 등의 글로 결승에 진출한 작가에 대한 소개가 있었다. 특히 '인터넷 전쟁'이 있은 후 이어진 모든 인터넷 라인이 파괴된 사회를 묘사한 '인터넷 전쟁이 끝난 후'에 대한 극찬이 이었다. 그리고 이에 맞설 다른 작가는 바로 문제의 그였다. 8강 전 번외 경기에서 우승하여 4강전에 오른 후 '없음'을 주제로 인간이 모두 사라진 후의 세상을 묘사한 글을 쓴 작가였다. 그 글에서 그는 인간이 사라진 후의 세상을 묘사하고 있는 작가 자신이 알고 보니 인간을 모두 없애버린 장본인이었다는, 약간은 섬뜩한 내용의 글로 결승에 올랐다.
작가의 소개가 끝난 후 결승전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여기서 우승한 작가에게는 '넷북(Net Book)'의 발간 기회가 생긴다는 것이었다. '넷북'이란 최근 몇 년간 인터넷 소설이 종이에 새겨져 출판되는 것에 반대하여 생긴 인터넷상의 책이라는 것이었다. 작가는 자신의 글이 책으로 나온 듯한 느낌을 가질 수 있어 만족하고, 독자는 인터넷 소설을 인터넷에서 무료로 볼 수 있어 인터넷 소설의 본질을 해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 만족하는 것이 바로 '넷북'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결승전의 조건이 발표되었다.
[제시어 : 인터넷 소설, 분량 : 제한 없음, 제한 시간 없음, 장르 : 제한 없음]
4강전의 제시어가 '없음'이었던 것보다 더욱 충격적이었다. 제시어만이 주어졌을 뿐 모든 것의 제한이 없었다. 네티즌들은 분량과 제한 시간이 없는 것은 이해할 수 있었지만 제한 시간마저 없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눈치였다. 여기에 이번 행사의 기획자가 설명을 하였다. 인터넷 소설은 자유로운 소설이기에 결승전은 작가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싶었다는 내용과 제시어도 없애려고 했으나 그렇게 했을 경우에 예전에 써놓았던 글을 제출할 수도 있어서 제시어는 주었다는 내용이 주된 설명이었다. 그리고 2명의 작가가 자신이 쓴 글에 만족하였을 때 작품을 제출하면 되고, 2명 모두가 작품을 제출하였을 때 작품이 공개되고 심사가 시작된다는 것이었다.
기획자의 설명이 끝나자 대망의 결승전이 시작되었다. 결승전 진출 작가 2명의 화상이 중계화면에서 사라졌다. 모든 사람들이 언제쯤 작품이 올라올까 하고 숨을 죽여 기다리는 것 같았다.
7시간 정도가 지났을 때 결승전의 심사가 시작된다는 공지가 떴다. 오랜 시간 기다렸던 사람들은 모두 기대감에 들떠 결승전 작품을 읽었다. 그리고 심사가 마감되고,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었다. 결과 발표에 앞서 심사평이 나왔다. 결승전의 심사평은 특이했다. 인터넷의 채팅창이 뜨고 2개의 ID가 등장했다.
심사위원 : 지금부터 인터넷 소설 월드컵 결승전 심사 결과를 발표하겠습니다. 그에 앞서 심사평을 하겠습니다.
독자 : 2개의 작품이 올라 온 시간을 공개할 수 있나요?
심사위원 : 네, 물론입니다. 한 작품은 결승전이 시작된 후 1시간 후에 올라왔고, 다른 작품은 7시간 후에 올라왔습니다.
독자 : 심사에 이러한 시간이 영향을 미쳤나요?
심사위원 : 아닙니다. 심사에는 작품이 등록된 시간은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는 아실 것입니다. 인터넷상에서 소설의 연재가 올라오길 기다리는 독자의 마음이죠. 그런 기분 다들 느껴보셨죠?
독자 : 그럼 심사평을 해 주시죠.
심사위원 : 네. 먼저 '내가 만일'이라는 글에 대해서 이야기하겠습니다. 이 글의 제목을 처음 봤을 때 제일 처음 떠올랐던 생각은 '내가 무엇이 된다면 이렇게 하겠다.'라는 내용인지 알았습니다. 하지만, '내가 만일'은 내가 단 10,000일만 살게 된다면 이라는 가정 하에 시작되는 내용이었습니다. 만 일, 즉 '27살에 인생을 마감하게 될 때 행복할 수 있으려면'이라는 가정 하에 시작된 인생을 아름답게 사는 방법에 관한 내용이죠. 가슴이 따뜻해지고, 여운이 많은 내용이었습니다. 아름답게 최후를 맞이하는 주인공이 심정이 너무나 잘 드러나 있었습니다.
독자 : 그리고 다른 작품은요?
심사위원 : '인터넷 소설 월드컵'라는 글이죠. 인터넷 소설 월드컵에 참가하는 내용이 참 특이했어요. 인터넷 소설의 미래를 보여줬다고나 할까요? '백일장이 인터넷으로 치러진다면?'이라는 가정에 현재 부흥 중인 인터넷 소설을 접목시킨 아이디어가 너무나 좋았어요.
독자 : 네. 그랬군요. 그럼 오늘의 우승작을 발표해 주세요.
심사위원 : 우승작은…….
나는 잠에서 깨어 모니터를 바라보았다. 마우스의 커서가 화면에서 깜빡인다. 그리고 나는 키보드를 두드려 '인터넷 소설 월드컵'이라는 글을 쓰기 시작했다. 내 연재를 기다리는 독자들을 위해. 그리고 언젠가는 이러한 날이 올만큼 내가 몸담은 인터넷 소설이 발전하길 바라며…….
- 2004년 2월 2일 조약돌 씀 -
'만화 같은 이야기 > 단편' 카테고리의 다른 글
[단편] 혈액형 살인 사건 (첫 번째 버전) (0) | 2009.02.13 |
---|---|
[단편 소설] 나우히어(NowHere) (0) | 2009.02.11 |
[단편 소설] 생일 축하합니다 (0) | 2008.10.19 |
[단편] 이웃집 여자아이 (0) | 2008.10.17 |
[단편] 내 영혼을 기증합니다 (0) | 2008.10.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