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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8일 월요일, 대장암 수술

오전 10시 30분으로 예정된 수술. 더 일찍 진행할 수도 있다고 했는데 실제로는 11시에 데리러 왔다. 빨리 아픈 부분을 잘라내고 더이상 아프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 뿐. 침대를 타고 수술실로 내려간 후 입구에서 어머니, 여자 친구와 인사를 하고 수술실로 이동. 안에서 이런 저런 조치를 하고 항생제를 투여. 그리고 30분 정도 대기한 후에 수술을 시작했다. 수술실은 7호실이었다 럭키 세븐, 행운의 숫자. 내가 정신을 차란 곳은 회복실. 정신이 들자마자 배에 통증이 느껴지는데, 손을 들고 의사를 아무리 불러도 특별한 조치는 해주지 않는다. 회복실은 다시 찾고 싶지 않은 곳. 그리고 병실로 옮겨져서, 회복. 무통 주사를 누르며 마취와 진통제에 취해서 살아간 하루였다. 다행히 수술은 잘 되었다고 한다.

조약돌 24/7 2013.01.31

1월 27일 일요일, 둘째날

아침 6시도 되지 않아 눈을 떴다. 세수를 하고 이를 닦고, 환자라도 씻는 건 챙겨야지. 그리고 아침 6시부터 10시까지 관장약 4리터를 먹었다. 이제는 익숙해지는 맛. 오후에는 피 검사를 하고, 수술 준비를 위한 제모도 하고, 하루 종일 링거를 맞는다. 그리고 하루종일 자고 기다리다, 밤 10시경 수술 동의서를 썼다. S결장쪽을 절제하는 수술. 내일 오전 10시 30분에 수술이란다. 다 잘 되겠지.

조약돌 24/7 2013.01.27

1월 26일 토요일, 입원 첫 날

일주일 간의 부산 생활을 끝내고 아침 7시에 어머니와 함께 서울로 출발했다. 부산아, 또 보자. 1시쯤 도착할 거라 예상했지만 양재IC에서 길이 막혀 2시 넘어서 집에 도착. 아산병원으로 향했다. 입원 수속을 끝내고, 111병동 9호실이 입원. 오늘도 다인실에 자리가 없어 2인실로 시작한다. 주말이라 입원 검사는 없고, 간단히 피를 뽑고 링거액을 맞기 시작. 월요일 오전 수술까지 금식이란다. 그리고 나에게 주어진 것은 콜론라이트 2리터. 이름하여 관장약. 오늘 내일 열심히 장을 비우며 수술 준비를 한다고 한다. 여긴 낮에도 풍경이 멋진 곳이다. 관장을 끝내고 멋진 야경을 바라보며, 하루를 바무리해본다. 옆자리에 환자가 없어 2인실이지만, 1인실을 사용하는 느낌이 든다.

조약돌 24/7 2013.01.27

입원 일지 3일

오전 6시 30분 검사 전에 키와 몸무게를 측정하자는 간호사의 말에 눈을 뜨며 하루를 시작한다. 역시 병원의 아침은 빨리 찾아온다. 그래도 어제는 4시이 시작했던 것이 오늘은 6시 30분이라서 위안으로 삼아본다. 7시 30분에 PET 검사가 예정되어 있는데, 이 검사 후에 어제 진행했던 심전도 검사를 다시 한다고 한다. 측정 결과가 안좋다나... PET 검사를 위해 지하 1층으로 가서 정맥 주사를 맞았다. 그리고 아무 행동도 하지말고 1시간 동안 누워있으라고 한다. 몸 전체에 약품이 퍼지게. 침대가 온열 기능이 있는지 따뜻하다. 졸음이 쏟아진다. 1시간 뒤 잠에서 깨어 4층으로 이동했다. 거기서 촬영을 한다. 기계 안에 들어가서 누운 후에 양팔을 위로 쭈욱 뻗는다. 그리고 20분동안 가만히 있으면 된다...

입원 일지 2일

오전4시 대장 내시경 약 남은 2리터를 먹는다. 5시에 CT 촬영 조영술을 위한 약을 먹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피검사. 헤모글로빈 수치가 7점대에서 8점대로 올라갔다고 한다. 2팩을 수혈한 거 치고는 안오르는 거라고 하네. 정상은 14 정도라고 함. 오늘 오후에 6인실로 옮겨준대. 심전도 검사. 신관끝까지 걸어가야해서 엄청 멀었다. 걸어서 가서 걸어서 옴 자고 있으니 위 내시경 하러감. 이건 침대에 누워서 이동. 잠시 잠든 것 같았는데 깨어보니 병실 1시30분 CT촬영 바람 같은 거 넣는데 조금 아프다 2시30분 병실을 6인실로 옮겼당 ㅋ 4시경 대장 내시경 검사를 하러 갔다. 의외로 비수면 대장 내시경할만 하다. 생각보다 고통이 없네. 그리고 오늘도 금식 처방을 받아서, 금식 중. 배고프고, 목마르다.

입원 일지 1일

아산 병원 입원 첫날. 원희형 말대로 정말 리버뷰 병실이었음. 6인실은 자리가 없어서 2인실에... 2인실 비싸다. 시설은 좋군요. 내일은 CT촬영, 위 내시경, 대장 내시경, 심장 초음파, 폐기능 검사가 예정되어 있다. 담당 의사인 김진천 교수의 철학에 따라 대장 내시경을 비수면으로 해야 한다는 게 부담스럽다. 현재 시각 9시 30분. 수혈이 필요하다고 해서 피를 맞으면서, 위기 탈출 넘버원을 보면서, 동시에 대장 내시경을 위해 약을 또 먹고 있다. 1리터 돌파. 대장 내시경 준비약제를 더 편하게 만드는 사람이 나타나면 노벨 의학상이라도 줘야함. 오늘의 결심. 빨리 건강회복하겠음. 자, 원기옥이닷!

어린 시절 봤던 만화에서는...

어린 시절 봤던 만화 중 레이싱을 주제로 한 만화가 생각난다. 몇 십 바퀴의 트랙을 도는 경기 중에 필연적으로 타이어를 교환하는 시기가 찾아오는데, 그때 타이어를 신속 정확하게 교환하고, 차량 정비를 끝내는 것이 승부를 결정짓기도 했다. 만화에서 봤던 그 시기가 나에게도 찾아온 것이다. 아직 나에게는 돌아야할 트랙이 많이 남았다. 이후로 얼마나 많은 경기와 승부가 날 설레게 할지, 나도, 그 누구도 알지 못한다. 지금 내가 할 일은, 전문가들을 믿고, 그들이 타이어를 교체하고 차량 정비를 하는 동안, 운전대를 잡고 숨을 고르며, 다음 출발 신호를 기다리는 것. 다시 깃발은 올라갈 것이다. - 20130110 조약돌 -

카테고리 없음 2013.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