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 같은 이야기 55

[단편] 마법의 창(窓)

입김을 불었다. 유리창에 입김이 서려 뿌옇게 되었다. 창에 서린 입김을 지워냈다. 입김이 사라짐과 동시에 유리창에 비치었던 모든 것이 사라졌다. [마법의 창(窓)] 인간은 항상 뭔가를 필요로 한다. 필요는 발명을 낳는다. 발명은 문명의 이기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인간은 이전보다 진보된 이기를 원한다. 이런 과정이 순환되면서 인간의 문명은 발전해왔다. 2010년, 전 세계가 과밀화된 후 건설 업계에 불황이 찾아왔다. 더 이상 건물을 지을 곳이 없어지고, 웬만큼 낡은 건물이 아니면 건물을 철거하지도 않았다. 건물을 철거할 때 발생하는 분진과 소음 때문이었다. 이리하여 건설 업계는 건물의 보수와 수리, 리모델링과 같은 개조 작업에 전력투구하게 된다. 하지만, 이것도 한정된 수요뿐이라서 건설업체는 하나둘씩 문을..

초능력

그대의 귀에 초능력이 생겨 그대 앞에 선 내 심장 소리 들을 수 있게 하소서 그대의 코에 초능력이 생겨 그대를 향한 내 사랑의 향기 맡을 수 있게 하소서 그대의 눈에 초능력이 생겨 그대를 사랑하는 내 마음 볼 수 있게 하소서 그리하여 그대의 마음 사랑이라는 초능력으로 그대 나를 사랑하게 하소서 유리 조각 그대 - 조용래 지음, 조은혜 그림/한국문학세상 사랑, 이별, 그리움에 관한 시 63편과 각각의 시에 어울리는 63개의 일러스트로 구성되어 있다.

도레미 송

도깨비 방망이 같은 레몬 향기처럼 시큼한 미치도록 그대가 보고 싶은 파란색 편지지에 내 마음을 담는 솔솔 불어오는 봄바람에 마음 설레는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이별 노래에 가슴 아픈 시리도록 마음 아프게 하는 도무지 알 수 없는 것이 사랑 도레미파솔라시도 도레미파솔라시도 아무리 되뇌어봐도 도무지 알 수 없는 것이 바로 사랑 유리 조각 그대 - 조용래 지음, 조은혜 그림/한국문학세상 사랑, 이별, 그리움에 관한 시 63편과 각각의 시에 어울리는 63개의 일러스트로 구성되어 있다.

파란 장미

존재하지 않는 파란 장미는 향기가 없습니다 그대를 향한 나에게는 사랑의 향기가 있습니다 그대가 떠난 후 나는 향기를 잃어버렸습니다 향기를 잃어버린 나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대가 돌아오면 잃어버린 사랑의 향기도 돌아올까요? 존재하지 않는 파란 장미는 향기가 없습니다 그대를 기다리는 나는 향기 없는 파란 장미입니다 유리 조각 그대 - 조용래 지음, 조은혜 그림/한국문학세상 사랑, 이별, 그리움에 관한 시 63편과 각각의 시에 어울리는 63개의 일러스트로 구성되어 있다.

세 잎 클로버 만들기

우연히 찾은 네잎 클로버 행운을 준다는 네잎 클로버 행운처럼 내게 다가온 너 사랑한 후 나를 떠나간 너 네잎 클로버 한 잎을 떼어내 세잎 클로버를 만든다 우릴 마주치게 했던 행운을 버리고 우리 다시 함께할 행복을 달라고 네잎 클로버는 행운 세잎 클로버는 행복 나는 오늘도 풀밭에서 네잎 클로버를 찾는다 그리고 우연히 찾은 네잎을 세잎으로 만든다 네잎 클로버는 행운 세잎 클로버는 행복 유리 조각 그대 - 조용래 지음, 조은혜 그림/한국문학세상 사랑, 이별, 그리움에 관한 시 63편과 각각의 시에 어울리는 63개의 일러스트로 구성되어 있다.

자음과 모음

자음과 모음이 함께하여 우리말이 되듯 그대와 나는 함께하여 우리가 되었습니다 그대를 '사랑'해서 '행복'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내 '사랑'의 자음은 아직 그대로인데 그대의 모음이 떠나간 후 '사랑'은 나에게 '시련'이 됩니다 너무나 '행복'했던 그대와의 '시간'들은 그대를 '한 번'만 더 보고 싶다는 부질없는 '생각'을 가져다줍니다. 자음과 모음이 떨어지면 우리말의 의미가 사라지듯 그대가 떠나버린 나는 삶의 의미가 사라졌습니다 유리 조각 그대 - 조용래 지음, 조은혜 그림/한국문학세상 사랑, 이별, 그리움에 관한 시 63편과 각각의 시에 어울리는 63개의 일러스트로 구성되어 있다.

사랑의 시

내 앞에 있는 건 사랑스런 그대 얼굴이 아닌 하얀 종이 한 장입니다 내 손에 쥐어진 건 따스한 그대 손이 아닌 검은 펜 한 자루입니다 검은 잉크가 하얀 종이에 흔적을 남기고 나면 내 마음 속 그대와의 추억은 검은 잉크에 젖어듭니다 아직 시작도 못한 어쩜 이미 끝나버린지도 모를 우리의 사랑은 이렇게 한 편의 시가 됩니다 펜이 적시는 것은 한 장의 종이인데 내 얼굴이 젖어드는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내 마음이, 내 가슴이 젖어드는 이유도 알지 못한 채 오늘도 이렇게 사랑의 시는 계속됩니다 유리 조각 그대 - 조용래 지음, 조은혜 그림/한국문학세상 사랑, 이별, 그리움에 관한 시 63편과 각각의 시에 어울리는 63개의 일러스트로 구성되어 있다.

눈이 먼 해바라기

나는 해바라기입니다 언제나 태양만 바라보는 해바라기입니다 태양을 처음 본 그 순간 내 눈은 멀었습니다 눈이 멀어 다시는 그 환한 빛 볼 수 없지만 나는 느낄 수 있습니다 내 몸을 적시는 따뜻한 기운을, 나는 해바라기입니다 언제나 그대만 생각하는 해바라기입니다 그대를 만난 그 순간 내 가슴이 뜨거웠습니다 내 가슴 속 뜨거운 태양을 그대는 알지 못하지만 나는 점점 타들어갑니다 내 몸을 적시는 사랑의 기운에, 나는 해바라기입니다 그대를 사랑하게 된 나는 눈이 먼 해바라기입니다 유리 조각 그대 - 조용래 지음, 조은혜 그림/한국문학세상 사랑, 이별, 그리움에 관한 시 63편과 각각의 시에 어울리는 63개의 일러스트로 구성되어 있다.

숫자 1의 사랑 공식

1 x 1 = 1 너와 내가 만나 우리가 하나 되길 바라는 나의 사랑 고백을 들어 볼래? 1 + 1 = 2 너와 내가 함께하면 기쁨은 두 배가 될 거야 (-1) x 1= (-1) 만약 슬픈 일이 있으면 나에게 기대렴 네 슬픔은 내가 지고 갈게 (-1) x (-1) = 1 네 마음과 나의 마음에 상처가 있어도 우리 함께라면 괜찮을 거야 1 ÷ 1 = 1 너에게서 나를 제하면 넌 아무렇지 않겠지만 1 - 1 = 0 내 곁에서 네가 사라지면 나 어쩜 죽을지도 몰라 숫자 1의 사랑 공식에 내 마음을 담아 너 하나만을 바라보겠다 나, 약속할게 유리 조각 그대 - 조용래 지음, 조은혜 그림/한국문학세상 사랑, 이별, 그리움에 관한 시 63편과 각각의 시에 어울리는 63개의 일러스트로 구성되어 있다.

사랑 유전자

그대를 생각하면 내 가슴은 뜨거워집니다 잠시 스친 그대 얼굴인데 내 얼굴은 붉어집니다 내 차가운 가슴을 뜨겁게 한 것은, 내 하이얀 얼굴을 붉게 만든 것은, 그대를 사랑하는 나의 뜨거운 피입니다. 언젠가부터 내 뜨거운 피는 다른 사람에게 전해지고 내 손에는 헌혈증서가 한 장씩 쌓여갔습니다 그렇게 돌고 돌던 나의 피가 언젠가 그대에게도 전해진다면 그대는 느낄 수 있을까요? 내 뜨거운 붉은 피 속에 녹아 있는 그대를 향한 내 사랑 유전자를. 그대의 심장에 나의 사랑 유전자가 전해지는 날, 그때 그대, 나에게 돌아올래요 유리 조각 그대 - 조용래 지음, 조은혜 그림/한국문학세상 사랑, 이별, 그리움에 관한 시 63편과 각각의 시에 어울리는 63개의 일러스트로 구성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