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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소설] 생일 축하합니다

1. 어두운 방안에 침묵이 흘렀다. 고요함을 참지 못하는 듯한 어색한 기침 소리가 한 번 뱉어져 나왔지만 어둠 속이었기에 약한 인내심의 소유자가 누구인지는 아무도 몰랐다. 물론 기침 소리의 당사자를 제외한다면. “지금 들어온대, 모두 준비해.” 귀에 꽂힌 무전기를 통해 전해진 정보를 모두에게 알리던 선호가 성냥을 그었다. 어둠을 쫓아낸 성냥의 불씨는 이내 케이크에 꽂힌 하나의 초에 옮겨졌다. 주어진 임무를 끝낸 성냥불을 입으로 불어 끄는 선호의 얼굴에 비장감이 흐르는 듯 보였다. 케이크를 중심으로 둘러앉은 사람은 선호를 포함해서 다섯 명이었고 모두가 조용히 케이크와 닫힌 문을 번갈아가며 보고 있었다. 그때 문이 열리며 촛불이 부끄러워할 정도의 밝은 빛과 함께 한 소녀가 나타났다. 작은 키에 긴 생머리의 ..

유리 조각 그대

사랑에 상처 입은 그댄 깨진 유리 조각 조금만 다가서도 찔리는 깨진 유리 조각 유리 조각 그대여 내 가슴에 안겨요 깨진 유리 조각에 내 가슴 피 흘려도 내 마음은 기쁠 테니 그대만 허락한다면 그대의 상처 내 가슴 피로 따뜻하게 감싸 줄게요 유리 조각 그대 - 조용래 지음, 조은혜 그림/한국문학세상 사랑, 이별, 그리움에 관한 시 63편과 각각의 시에 어울리는 63개의 일러스트로 구성되어 있다

사랑의 참맛

따뜻한 봄 햇살에 동래 파전 안주 삼아 마시는 것이 막걸리의 참맛 무더운 여름날 땀 뻘뻘 흘리며 먹는 것이 삼계탕의 참맛 시원한 가을바람 미나리 양파 오이 매콤하게 버무려 먹는 것이 전어의 참맛 코끝 시린 겨울날 손 꽁꽁 발 꽁꽁 입 꽁꽁 먹는 것이 아이스크림의 참맛 아무리 맛보고 맛보아도 도저히 알 수 없지만 그래도 또 맛보게 되는 것이 바로 사랑의 참맛 유리 조각 그대 - 조용래 지음, 조은혜 그림/한국문학세상 사랑, 이별, 그리움에 관한 시 63편과 각각의 시에 어울리는 63개의 일러스트로 구성되어 있다

한 장의 추억

그대와 함께 했던 우리의 추억 한 장의 사진으로 남았다 그대를 기다리는 나의 그리움 한 장의 글로 남는다 먼 훗날 그대 한 장의 추억 속 나를 떠올리며 미소 지었으면……. 유리 조각 그대 - 조용래 지음, 조은혜 그림/한국문학세상 사랑, 이별, 그리움에 관한 시 63편과 각각의 시에 어울리는 63개의 일러스트로 구성되어 있다

그들이 처음 왔을 때(First they came...)

그들이 처음 왔을 때(First they came...) - 마르틴 니묄러(Martin Niemöller) 나치는 우선 공산당을 숙청했다. 나는 공산당이 아니었으므로 침묵했다. 그 다음엔 유대인을 숙청했다. 나는 유대인이 아니었으므로 침묵했다. 그 다음엔 노동조합원을 숙청했다. 나는 노동조합원이 아니었으므로 침묵했다. 그 다음엔 가톨릭 교도를 숙청했다. 나는 개신교도였으므로 침묵했다. 그 다음엔 나에게 왔다. 그 순간에 이르자, 나서 줄 사람이 아무도 남아 있지 않았다. 마르틴 니묄러(Martin Niemöller) (1892.01.14~1984.03.06) 20세기 독일 신학자. 아돌프 히틀러와 나치 정권을 비판하였다. 그의 비판 수위가 높아지자 나치는 니묄러를 체포하였고 다하우 집단 수용소에 수감하였..

[단편] 이웃집 여자아이

1. 나는 올해로 40세가 된, 중학교 1학년인 아들과 초등학교 4학년인 딸을 두고 있는 평범한 가장이다. 물론 나에게는 너무나 사랑스러운 아내도 있다. 말 그대로 토끼 같은 자식들과 여우같은 마누라를 둔 남자다. 나는 1년 전만 해도 XX물산의 사장이었다. 큰 회사는 아니었지만 부채 없는 건실한 회사라 남들의 부러움을 사곤 했다. 하지만 지금은 직장이 없다. 1년 전쯤에 나에게 닥친 불행 때문이다. 거래처인 OO통상과의 업무를 위해 대전으로 차를 몰고 가던 중에 중앙선을 침범한 대형 트레일러와 정면충돌하는 사고를 당했다. 다행히 목숨을 잃지는 않았지만 7개월인가 8개월 동안 병원 침대 신세를 져야했다. 그리고 몇 달 전에 여기로 이사를 오게 되었다. 나에게 휴식이 필요하다고 해서였다. 내가 살고 있는 ..

[이야기 바다 소식] 검색 엔진 등록 및 블로거 뉴스 베스트

오늘은 두 가지 즐거운 소식을 전합니다. 먼저 검색 엔진 중 많은 사람들이 사용 중인 네이버에 조약돌의 이야기 바다 블로그가 등록되었습니다. 이제 검색으로도 찾아오실 수 있게 되었어요. 네이버 이외의 다른 검색 엔진에 등록되는 소식도 차차 전해 드릴게요. 심심할 땐 네이버에 조약돌을 검색해보세요. 아래는 인증 스샷입니다. 두 번째 소식은 오늘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이 벌어지기 전에 썼던 [플레이오프 1차전] 태양과 달의 대결 그 승자는? 라는 제목의 포스트가 다음 블로거 뉴스에서 잠시 베스트 중 하나로 올라갔었던 것입니다. 우연히 발견해서 스샷을 남겨 놓았어요. 더 좋은 포스트 많이 하도록 노력해야겠네요. 처음에는 원래 제목인 [플레이오프 1차전] 태양과 달의 대결 그 승자는? 로 등록된 모습. 나중..

[플레이오프 1차전] 태양과 달의 대결 그 승자는?

오늘은 2008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1차전 경기가 열리는 날입니다. 준플레이오프에서 롯데 자이언츠를 3:0으로 누르고 올라온 삼성 라이온즈와 정규 리그에서 2위를 차지하고 기다리던 두산 베어스의 경기입니다. 두 팀의 팀 이름에서 보면 사자와 곰의 대결에서 누가 이길 것인지 궁금해지는데요, 또 한 가지 특이한 사항은 두 감독의 이름을 다르게 해석해본 내용입니다. 삼성 라이온즈의 선동렬 감독은 과거 "나고야의 태양"이라 불렸던 Sun 감독이고, (사진: 나고야의 태양 시절의 선동렬 감독) 두산 베어스의 김경문 감독은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에 빛나는 국민 달 감독, Moon 감독입니다. (사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에 키스하는 김경문 감독) 달이 태양을 가리는 일식이 일어날 것인지, (사진: 개기 일식..

[단편] 내 영혼을 기증합니다

2004년, 장기 이식을 기다리는 사람 13,100명 살아 있는 사람에게서 신장, 골수, 간장을 이식 받은 사람 1,695명 뇌사자 86명으로부터 장기 이식을 받은 사람 363명. “휴우.” 지나간 통계 자료를 보던 나는 한숨을 크게 지었다. 뇌사자 86명이 363명에게 새 생명을 줄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랐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나를 놀라게 했던 것은 이유를 알 수 없는 내 몸의 전율이었다. 내 나이 올해로 스물아홉, 내년이면 나도 가수 김광석이 그의 노래 ‘서른 즈음에’에서 말하던 것처럼 하루하루가 새롭게 느껴질 나이다. 나는 올해로 입사 2년차가 된 평범한 직장인이다. 남들은 내 나이쯤 되면 미래의 배우자를 고르기 위해 분주하게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내 머릿속에는 빠른 승진을 위..

심심풀이 IQ Test

시간 날 때 한 번 해볼만한 테스트입니다. 예전에 유행했었던 것이기도 하죠. http://www.iqtest.dk/main.swf 주어지는 시간은 40분이고, 총 39문제입니다. 아래는 제 결과입니다. 무려 130이네요. 이 테스트가 정확하지 않은 것 같네요. 그리고 저는 70의 아이큐를 가진 돌고래의 초음파와 제 아이큐를 바꿀 의향이 있답니다. 혹시 아는 돌고래 있으면 소개해 주세요. 그럼 여러분의 행운을 빕니다.